음료/커피

커피 에스프레소 머신 이야기

baab 2023. 12. 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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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로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면 바리스타들이 바 안에 있는 큰 기계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일 거예요. 이 기계가 바로 에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지난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곱게 갈아 압축한 커피 가루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높은 압력으로 뜨거운 물을 가하여 짧은 시간 동안 추출한 고농축 커피'입니다.
 강한 힘으로 커피를 압착하여 물에 녹지 않는 성분까지 뽑아내기 때문에 수용성 성분만 추출하는 드립 커피와는 전혀 다른 농축된 맛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에스프레소는 커피, 사람, 기계를 필요로 하지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에스프레소 머신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글 강호영 (바리스타, 서울광화문점 근무)

 

<에스프레소 머신의 시작을 알린 베제라사의 초기 제품
증기압 1.2~1.5bar로 커피를 뽑는 원리>

에스프레소 머신의 발전은 190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가 ‘증기 가압식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특허를 취득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직원들의 육체적 노동을 줄이기 위해 단시간에 커피 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베제라가 생각한 에스프레소머신의 핵심은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에 있었습니다. 기계 안에 있는 보일러가 물을 끓여 그때 만들어지는 증기압이 뜨거운 물을 밀어내도록 했고, 1.2∼1.5bar 정도의 압력이 만들어졌습니다. 베제라 이전에도 증기압을 이용한 시도는 있었지만, 대량 제조만 가능한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시장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제라는 주문과 동시에 음료를 한 잔씩 바로 만드는 게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1903년에는 이탈리아의 데지데리오 파보니(Desiderio Pavoni)가 베제라의 특허 사용권을 얻어 1905년부터 ‘라 파보니’라는 상표로 에스프레소 머신 생산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1906년에는 베제라 머신이 밀라노 국제박람회에서 전 세계에 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베제라와 파보니 모두 직면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끓는 물’입니다. 증기압을 만들기 위해서는 끓는 물이 필요했지만 끓는 물은 커피 성분을 과도하게 끌어내어 결국 쓴맛이 커피 맛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머신 제조업자들은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1938년 밀라노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던 아킬레 가찌아(Achille Gaggia)가 드디어 증기압에서 벗어난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하여 특허를 냈습니다. 그 ‘혁명’은 바로 피스톤에 있었습니다. 피스톤과 용수철의 장력,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무려 10bar나 되는 압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 기계로 싱글샷을 추출하면 15초가 걸렸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에스프레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에스프레소 표면에 ‘크레마’라는 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10bar라는 고압이 가해지면서 커피의 지방 성분과 이산화탄소, 휘발성 향기 성분이 결합되어 있는 크레마가 만들어졌고, 기존 커피에서 맛볼 수 없었던 맛과 향, 질감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여 바리스타와 대중 모두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가찌아는 이 피스톤 원리를 미국 군용차량의 유압 시스템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그는 크레마가 살아 있는 에스프레소를 ‘coffee Cream from natural coffee’라고 불렀습니다.

<피스톤을 달아 에스프레소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베제라의 요즘 제품>


가찌아가 증기압의 장벽을 넘은 뒤 많은 엔지니어들은 기계 부피를 최소화하고 물의 온도와 압력을 보다 안정시킬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침내 1961년, ‘모터 펌프'를 차용한 페마(Faema)의 E-61이 등장했습니다. 모터 펌프로 안정적인 추출 압력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보일러도 ‘열교환 Heat Exchange’ 방식을 도입하여 정교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물 온도의 편차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터 펌프의 도입으로 ‘압력’에서 발생되는 제한을 벗어나게 된 엔지니어들은 ‘온도의 안정성’에 더욱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의 노력 끝에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물 온도는 물론 추출 압력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하이엔드 기기들이 탄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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