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스팸을 샀더니 아이들이 입에도 대지 않는다. 동물성 스팸을 샀다.
스팸 제조사 호멜 식품(Hormel Foods)은 미국의 기업으로 1891년 미네소타 주 오스틴에서 조지 호멜(George A. Hormel, 1860~1946)이 설립했다. 이 회사는 5개 정도 되는 주에 물류센터를 두고, 영국에 고기를 수출하는 작은 정육 업체였다.
스팸을 만든 사람은 설립자의 아들, 제이 호멜이다. 제이 호멜은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에 주둔했던 미국 육군 88사단 351보병연대의 병참장교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고기를 운송하는데, 상관들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하도 갈구는 바람에, "뼈가 붙어 있는 무겁고, 부피도 큰 고기를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옮길 바에는 차라리 그냥 처음부터 뼈와 고기를 분리시켜서 살만 가져다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고, 가공육 전투식량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1차 대전 종전 이후 제이 호멜은 연구 끝에 1926년 세계 최초의 통조림 햄을 개발하였고, 이를 판매하기 위하여 1928년에 회사를 설립했다.
그런데 주력 상품인 넓적다리 햄을 만들고 남는 작은 어깻살 같은 부산물과 돼지 발골과 해체 과정에서 지방이 잔뜩 붙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부위 등의 재고 처리가 골칫거리였다. 어깻살은 맛은 있었지만, 뼈를 분리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데다가 작은 조각이라서 별로 잘 팔리지도 않아서 처치 곤란한 부위였다. 그렇다고 그걸 그냥 버리자니 아깝고 이것대로도 손해가 막심했다. 그래서 남은 어깻살을 갈고 조미료를 첨가해서 통조림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두 부위를 섞어서 갈은 다음에 현대 식품 공학의 결정판 아질산 나트륨을 첨가해서 명작을 만든 것이다. 이른바 앞다리살, 잡육 떨이 상품이었던 것이다.
1937년에 처음 발매됐을 때는 'Hormel Spiced Ham(호멜 조미 햄)'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런데 뭔가 흔한 이름이라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다.
호멜 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36년 연말파티에서 상금 100달러를 걸고[2]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그때 뉴욕에서 활동하던 배우 케네스 데이누가 'SPAM'[3]이라는 짧고 깔끔한 이름으로 우승한다. 그리고 스팸은 싼 가격에 비해 훌륭한 맛으로 발매된 지 4년 만에 일반 판매량 18,000t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순식간에 호멜 식품 주력 상품이 된다.
이렇게 재미를 보다가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미군은 식품회사들에게 휴대가 쉽고 가볍고 썩지 않는 고열량 단백질 식량을 주문했는데, 그 중에서도 호멜사의 스팸은 군대의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식품이었고, 결국 호멜사의 스팸은 2차 대전 동안 1억 개가 팔리는 초대박을 친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도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 등 미군이 가는 전장에는 언제나 스팸이 따라다녔고, [14] 지금도 주요 소비국은 미군이 주둔하거나 아니면 주둔했던 나라라는 특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필리핀, 일본 등이다. 또한 많이 소비되는 지역이 하와이나 필리핀, 괌, 사이판, 오키나와 등 더운 지역이라는 특징도 있다.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식품이 잘 상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조금만 움직여도 염분과 글리세롤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걸 생각하면 이치에 맞는다.[15]
호멀 사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미국, 영국을 이어 세계 3위의 스팸 소비국인데, 부대찌개 등의 재료로도 쓰이지만, 애초부터 스팸이 짭쪼름한 맛과 기름기가 함유된 육류식품이기에 당연히 쌀로 만든 밥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오죽하면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말이 들어간 CF까지도 있었을 정도였다.[16]
미국 본토에서는 싸구려 음식이나 건강 문제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하와이에서는 국민음식급으로 인기가 많은 점이 독특하다. 스팸 무스비라는 주먹밥 종류의 요리도 있고, 심지어 버거킹이나 맥도날드에서도 스팸이 들어간 메뉴가 있을 정도라니 말이 필요 없다. 편의점이나 학생식당 같은 곳을 가보면 꼭 있다. 열악한 사정의 외국 스포츠 구단들은 스팸을 자주 먹는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너 리그 베이스볼의 더블 A 구단들은 스팸을 위시한 육류 통조림과 식빵, 각종 잼과 땅콩버터를 선수단 식사로 지급한다.[17][18] 다른 스포츠의 열악한 구단들은 스팸 카레를 먹는 경우도 있다.
반면 한국에선 전쟁 직후와 달리 자체적으로 스팸을 고급화 시키면서 상품성 있는 양질의 앞다리와 돈지방을 그냥 갈아다가 캔으로 만들기 때문에 단가가 높아졌다. 가격을 비교하면 스팸보다 동일 중량의 돼지고기가 더 쌀정도로 가격 차이가 생겼다.[19] 그러다 보니 스팸을 식사로 주는 구단들을 보기 쉽지 않다. 대신 스팸과 유사한 프레스햄 중에는 런천미트처럼 돼지고기 함량을 낮춘 싼 제품이 있어 그걸 주는 경우도 있다.
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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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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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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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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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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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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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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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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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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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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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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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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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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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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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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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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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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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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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열량의 대부분이 지방에서 나오며, 소량의 설탕과 적정량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소량의 설탕이 첨가되지만, 다른 염장육에 비해 당류 함량이 낮고, 성분의 대부분이 녹말이 첨가되지 않은 돼지고기의 단백질과 지방이라 저탄고지 다이어터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저탄고지 식단에서 선호하지 않는 가공육이라는 점과 식품첨가물 때문에 기피되기도 한다.[24]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아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섭취할 시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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